[소송 및 분쟁해결,소송실무 법률가이드] #15. 기업을 위한 저작권 보호(1)
안녕하세요. 이희호 변호사입니다.
콘텐츠, 로고, 앱 UI, 소프트웨어 코드 등 다양한 창작물이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를 둘러싼 저작권 분쟁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기업이 보유한 창작물이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저작물)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번 연구자료에서는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인정받기 위한 요건과 판단 기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저작물’이란
저작물이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이야기합니다(저작권법 제2조 제1호). 이 정의를 네 가지 요소로 나누어 살펴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①인간의 ②사상 또는 감정을 ③표현한 ④창작물 |
① 인간의
저작물은 반드시 사람이 만들어야 합니다. 최근 인공지능(AI)이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물이 저작물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2023년 12월 한국저작권위원회는『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에서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는 AI 산출물에 대한 저작권 등록 불가’함을 명시하였으며 아직 법원이 AI 단독 산출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한 사례는 없습니다.
② 사상 또는 감정
저작물은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학술적 이론부터 사랑의 감정까지, 그 내용은 매우 다양할 수 있습니다.
③ 표현한
저작물은 글, 그림, 음악, 영상 등 구체적인 형태로 외부에 드러나야 합니다.
④ 창작물
저작물로 인정받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창작성’이 있어야 합니다.
저작물의 핵심 요건: 최소한의 창작성
상술한 것처럼 ‘창작성’은 저작물로 인정받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입니다. 대법원은 창작성에 대해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어떠한 작품이 남의 것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음을 의미할 뿐’이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1995. 11. 14. 선고 94도2238 판결). 즉, ‘최소한의 창작성’만 있으면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8도11985 판결).
반면,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할 수밖에 없는 표현에는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2도965 판결).
[관련 사례. 광고 사진도 저작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사진은 피사체 선정, 구도, 빛의 양, 카메라 각도, 셔터 타이밍 등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되면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광고 사진이라 하더라도 호텔의 내부 전경 사진에서 호텔의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구도와 대상물을 선정한 경우 저작물로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대법원 2006. 12. 8. 선고 2005도3130 판결). 반면, 상품 자체를 충실하게 표현한 광고 사진의 경우에는 누가 찍더라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고 보아 저작물성을 부정하는 경우가 다수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3. 9. 22. 선고 2022노7506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1. 8. 선고 2022가합553146 판결). 결국 조명, 배경, 구도 등에 촬영자의 노하우와 선택이 들어갔는지 여부를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
저작권의 중요한 경계: 아이디어와 표현의 차이
저작권법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아이디어/표현 이분법’이 있습니다. 이는 저작권이 아이디어(사상이나 감정)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구체적으로 표현된 ‘표현 형식’만을 보호한다는 원칙입니다(대법원 1999. 10. 22. 선고 98도112 판결).
예를 들어, ‘마법 학교에 다니는 소년이 악의 세력과 싸워 세상을 구한다’라는 아이디어 자체는 누구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특정 소설의 구체적인 문장, 등장인물의 이름과 성격, 상세한 줄거리 등은 작가의 고유한 ‘표현’이므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법원 역시 학술 저작물의 경우 그 내용이 된 아이디어나 이론 등은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8다44542 판결).
이번 글에서는 저작권법에서 규정하는 ‘저작물’의 기본 요건과 경계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다음 연구자료에서는 국내법상 저작물의 유형과 관련 사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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