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및 분쟁해결,기업분쟁 로스쿨] #29. M&A 거래에서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안녕하세요. 한도형 변호사입니다.

M&A 거래 시 손해기준금액(Basket 또는 Threshold, 이하 ‘Basket’), 최소청구금액(드 미니미스, 이하 ‘de Minimis’), 손해배상의 상한(이하 ‘Cap’), 그리고 카브아웃(이하 ‘Carve-out’) 등의 방식을 통해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이러한 조항들은 각각의 목적과 적용 방식이 명확히 구분되며, 실무상 병행되어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국내의 경우 M&A 계약서가 비밀유지 조항 등에 의해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손해배상책임 제한에 관한 거래 관행을 정량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실제 협상 과정에서는 ‘어느 수준이 일반적인 거래 관행인지’를 두고 당사자 간 이견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투자계약에서 주로 활용되는 손해배상책임 제한 조항의 주요 유형미국에서의 일반적인 거래 관행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손해기준금액(Basket)

(1) Basket의 정의

Basket은 손해배상 청구권자가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금액의 최소 총합 기준을 정하는 조항입니다. 예를 들어, 계약상 청구 가능한 손해액의 총합이 1,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경우, 이를 Basket이라 합니다.

Basket은 보통 다음 두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Deductible Basket(디덕터블형): 기준 금액의 초과분만 청구할 수 있는 조항으로, 기준 금액을 뺀 나머지 액수만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②  Tipping Basket(티핑형): 준 금액을 넘기면 전체 손해액을 청구할 수 있는 조항을 의미합니다.


(2) 미국의 Basket 관련 거래관행

미국 변호사 협회(American Bar Association, ABA)의 ‘2023 Private Target M&A Deal Points Study1)(이하 ‘ABA 연구자료’)’에 따르면, 분석대상 거래 중 2022년부터 2023년 1분기까지 거래에서 Basket이 포함된 거래는 약 89%에 이르렀습니다.

그 중 약 20%는 Tipping Basket을, 약 67%는 Deductible Basket을 적용하였으며, 나머지 약 1%는 두 유형을 혼합하여 적용하였습니다. Basket 기준의 경우 거래금액의 0.5% 이하인 경우가 전체 중 56%이었으며, 거래금액의 0.5~1%인 경우는 34%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 분석대상: 거래규모 USD 30M ~ 750M 구간의 공개 가능한 계약서


2. 최소청구금액(De Minimis)

(1) De Minimis의 정의

De Minimis는 개별 손해가 지나치게 소액인 경우 그 청구 자체를 제한하는 조항을 의미합니다. 해당 조항을 통해 1) 사소한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고, 2) 불필요한 청구로 인한 소송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Basket과 De minimis를 병행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Basket용 청구금액에 De Minimis기준을 통과한 손해만 포함할 것인지’ 등을 계약서에 명확하게 규정해야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2) 미국의 De Minimis 관련 거래관행

상술한 ABA 연구자료에 따르면 De Minimis가 설정된 거래는 약 24% 정도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러한 De Minimis는 Basket, Cap 및 Carve-out 등 다른 책임제한 규정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협상 및 적용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3. 손해배상의 상한(Cap)

(1) Cap의 정의

Cap이란 손해배상책임의 최고금액을 일정한 금액 또는 비율로 제한하는 조항입니다. 보통 Cap은 1) 거래대금의 일정비율로 정하거나 2)고정된 금액으로 정하며, 해당 한도 범위 내에서만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됩니다.

또한 Cap은 그 적용 범위에 따라 아래와 같이 구분할 수 있습니다.

①  General Cap: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Cap. 모든 진술 및 보장, 계약상 의무 위반에 적용되는 방식으로 규정하는 Cap

②  Specific Cap: 중대한 위반에 대해서는 더 높은 Cap을 정하는 방식으로 규정하는 Cap


(2) 미국의 Cap 관련 거래관행

ABA 연구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3년 1분기까지의 거래 중 거의 대부분의 거래에서 Cap이 설정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약 86%의 거래에서 Cap이 거래가액 이하 수준으로 설정되었으며, 약 3%의 거래에서 거래가격과 동일하게 설정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상 Cap의 평균값은 10% 내외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Cap(General Cap)에 대한 분석이고, 거래 리스크에 따라 개별 항목에 대한 Cap이 달리 설정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4. 카브아웃(Carve-out)

Carve-out은 손해배상책임 제한이 적용되지 않도록 계약에서 명시적으로 배제하는 조항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사기(fraud),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Willful Misconduct), 근본적 진술 및 보장(fundamental representations), 세금, 자본구조(capitalization)에 대해 Cap이 적용되지 않도록 예외를 명시해 무제한의 책임을 부담하는 경우를 Carve-out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Carve-out은 손해배상책임 제한 조항에서 예외적인 무제한 책임을 명확히 하는 조항으로서, 실무에서 매우 중요한 협상 포인트입니다.


5. 기타 손해배상책임 조정 방식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1) 손해배상 청구 가능 기간(Survival Period)을 정하는 방법

2) 중대성 요건을 제거해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을 확대하는 조항(Materiality Scrape)을 두는 방법

3) 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책임 범위를 제한하는 조항(Knowledge qualifier)을 포함하는 방법

4) 다른 구제수단을 제외하는 조항(Exclusive Remedy) 등을 규정하는 방법 등


특히 계약서 문구를 작성할 때에는 각 조항의 관계, 책임 제한의 유형, 책임 제한의 적용 순서, 예외 사항 등을 명확히 규정해야 법적 분쟁 발생 시 당사자 간 해석상 다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결론

이처럼 M&A 계약에서 손해배상책임 제한 조항은 단순히 리스크를 축소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당사자 간 위험을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Basket, De Minimis, Cap, Carve-out 등 각 조항은 개별적으로는 명확한 기능을 가지지만, 실제로는 계약서 내에서 상호 연동되어 작동합니다. 즉, Basket으로 경미한 손해를 걸러내고, De Minimis로 소액 청구를 제한하며, Cap으로 전체 손해 한도를 설정하고, Carve-out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예외적 무제한 책임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이러한 조항들은 거래종결이 끝난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실제 분쟁이 발생했을 때 더 큰 의미를 가지므로, 사전에 책임제한의 구조, 예외 사항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거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본 자료에 게재된 내용 및 의견은 일반적인 정보제공만을 목적으로 발행된 것이며, 법무법인 세움의 공식적인 견해나 어떤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적 의견을 드리는 것이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 Copyright ©2025 SEUM La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