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및 분쟁해결,소송실무 법률가이드] #19. 저작권 침해 시 손해배상 청구 전략
안녕하세요. 이희호 변호사입니다.
최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업 활동에서 콘텐츠의 생성, 가공, 유통이 핵심적인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진보에는 기업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만든 저작물이 무단 도용되거나 복제의 대상이 되기 쉬워지는 한계도 존재합니다.
이번 연구자료에서는 실제 사례와 저작권법을 토대로 저작권 침해를 당한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손해배상 청구 방안을 살펴보고, 권리 보호를 위한 대응 전략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효과적인 손해배상 청구를 위한 법적 증거
민법상 손해배상의 일반원칙에 따르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권리자가 손해의 발생과 그 액수를 직접 입증해야 합니다. 그러나 무형의 재산권인 저작권의 특성상, 침해로 인한 정확한 피해액을 입증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러한 입증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저작권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국내 저작권법은 다음과 같이 강력한 손해액 추정 규정 및 특례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① 침해자가 얻은 부당한 이익을 전부 청구 (저작권법 제125조 제1항)
저작권법은 ‘침해자가 그 침해행위에 의하여 이익을 받은 때에는 그 이익액을 저작재산권자가 입은 손해액으로 추정’합니다(저작권법 제125조 제1항). 이 규정에 따라 저작권자는 침해 사실과 침해자의 이익 발생 사실만 증명하면, 침해자가 얻은 이익 전부를 손해액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저작권 침해 행위로 인해 발생한 부당이득을 박탈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됩니다.
실제 판례에서도 게임 개발사가 다른 회사의 게임 저작권을 침해하여 얻은 이익 전액을 저작권자가 손해액으로 인정받은 사례가 있습니다(수원고등법원 2023. 1. 12. 선고 2021나27580 판결 참조).
② 정당한 저작물 이용료를 기준으로 청구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
저작권자는 침해자가 얻은 이익액 대신, ‘그 저작물의 이용허락으로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통상 이용료)에 상당하는 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 이는 권리자가 자신의 저작물 가치를 기준으로 손해액을 주장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실무상 널리 활용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한 홍보물 제작업체가 서체 프로그램을 무단으로 사용하여 E-Book을 제작한 사건에서, 서체 개발사는 자사가 책정한 라이선스 비용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일부 승소한 바 있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22. 11. 24. 선고 2021나221929 판결 참조).
③ 입증 없이도 법원이 정하는 금액을 청구 (저작권법 제125조의2)
저작권자는 실제 손해액이나 침해자의 이익을 입증하는 대신, 법정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제도는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않더라도, 법원이 침해된 각 저작물마다 1천만 원 이하(영리를 목적으로 고의로 침해한 경우에는 5천만 원 이하)의 범위에서 상당한 금액을 손해액으로 인정해주는 권리 구제 수단입니다(저작권법 제125조의2).
이 제도는 실제 손해액을 입증하기 어렵거나 침해자의 이익이 크지 않을 때 특히 유용하며, 캐릭터 저작권 침해 분쟁 등에서 예비적 청구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습니다(수원고등법원 2023. 4. 27. 선고 2021나27450 판결 참조).
④ 법원의 재량을 통해 상당한 손해액 인정 요청 (저작권법 제126조)
만약 위 방법들로 손해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라도, 저작권자는 법원에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저작권법 제126조).
예를 들어, 고가의 소프트웨어를 무단 복제한 사건에서 법원은 정품 판매가격만으로는 손해액을 산정하기 어렵다고 보면서도, 실제 할인 판매 가격, 침해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저작권자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합리적인 손해액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수원고등법원 2022. 11. 17. 선고 2021나21322 판결 참조).
결론
기업이 창작한 저작물은 R&D 결과물 못지않은 핵심적인 무형자산입니다. 이러한 자산이 무단으로 침해당했을 때, 이를 방치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몰랐다’는 침해자의 항변은 정당한 권리 행사 앞에서 면책 사유가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자사의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명확히 하고, 침해 발생 시 이번 연구자료에서 소개한 법적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속하고 전문적인 법적 대응이야말로 기업의 소중한 지식재산을 보호하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최선의 전략입니다.
본 자료에 게재된 내용 및 의견은 일반적인 정보제공만을 목적으로 발행된 것이며, 법무법인 세움의 공식적인 견해나 어떤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적 의견을 드리는 것이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 Copyright ©2025 SEUM La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