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가상자산,블록체인/가상자산 법률 가이드] #15. 삼성증권 판례와 한맥투자증권 사태로 본 빗썸 오지급 사고

안녕하세요. 이승민 변호사입니다.

2월 6일 빗썸 이벤트 지급 과정에서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원화 2,000원 대신 비트코인(BTC)이 잘못 입력되어, 전산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 코인'이 고객 계정에 표시된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잘못 들어온 코인은 팔아서 써도 횡령죄가 안 된다"는 말만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과 금감원을 거치며 금융 범죄를 다뤄온 변호사로서 단언컨대, 형법상 횡령죄보다 더 무서운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의 칼날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사고는 금융 시스템의 '입력 실수' 하나가 얼마나 파국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잊혀진 한맥투자증권의 비극을 다시금 떠올리게 합니다.


 1. 팩트 체크: 삼성증권 사태, 직원들은 무슨 죄로 처벌받았나?

2018년 삼성증권 '유령 주식' 사태 때, 잘못 입고된 주식을 매도한 직원들이 형사재판을 받았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이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 및 벌금형을 확정했습니다(대법원 2020도11566 판결).

주목할 점은 유죄가 인정된 죄목입니다. 법원은 이들의 행위가 '컴퓨터등사용사기죄'는 아니지만(무죄), '배임죄'와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에는 해당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오류임을 알면서도 매도한 행위는 사회통념상 '부정한 수단'을 사용한 것이라는 취지였습니다.


▶ 2. 이번 빗썸 사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직격탄

이 판례를 이번 빗썸 사태에 대입해 보면 결론은 명확합니다. 작년 7월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은 자본시장법의 '불공정거래(사기적 부정거래)' 조항을 거의 그대로 도입했습니다.

즉, 이용자가 오지급된 코인임을 인지하고도 이를 매도하는 행위는 단순한 '기회 포착'이 아니라, 시스템 오류를 악용한 '부정한 수단'으로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10조 위반(사기적 부정거래)으로 처벌받게 됩니다. 이는 1년 이상의 징역이 가능한 중범죄입니다.


▶ 3. 거래소의 책임: '한맥투자증권' 파산의 악몽

이용자의 책임과 별개로, 거래소의 시스템 부실 또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대목에서 2013년 한맥투자증권 파산 사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시 직원이 옵션 주문 시 '이자율' 계산 변수를 잘못 입력하는 단순 실수(Fat Finger)를 범했고, 이로 인해 단 2분 만에 462억 원의 손실이 확정되었습니다. 회사는 이 한 번의 사고로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고 결국 파산에 이르렀습니다.

이번 빗썸 사태 역시 본질은 같습니다. 원화(KRW)와 비트코인(BTC)이라는 단위 차조차 걸러내지 못한 내부통제 시스템(Fail-safe)의 부재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실제 손실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고, 빗썸은 자본력이 있어 파산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금융(혹은 유사 금융) 시스템에서 '입력 실수' 하나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 결론: ‘공짜 코인’은 없다

이번 사고는 두 가지 교훈을 남깁니다. 첫째, 거래소는 '제2의 한맥 사태'를 막기 위한 철저한 다중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둘째, 이용자는 "코인은 횡령죄 무죄"라는 낡은 정보에 속아 유령 코인에 손을 대서는 안 됩니다.

법원은 이미 삼성증권 사태를 통해 "오류를 이용한 거래도 사기적 부정거래"라는 엄중한 경고를 남겼습니다. 순간의 욕심으로 전과자가 되는 우를 범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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