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증권 범죄,금융증권범죄/규제 법률가이드] #8.2차 정보수령자와 시장질서교란행위
안녕하세요 이승민 변호사입니다.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지인으로부터 "이 종목 곧 뭔가 있을 것 같다"는 귀띔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장회사 임직원인 친구, 거래처 관계자, 혹은 누군가의 지인으로부터 흘러들어온 정보입니다. '반드시 확실한 정보도 아닐 텐데 설마 문제가 되겠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 정보가 어디서 비롯되었느냐에 따라, 아무것도 모르고 한 거래가 과징금 부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자본시장법 제178조의2(시장질서교란행위 금지)는 기존 불공정거래 규제가 닿지 않는 다양한 행위 유형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허수성 호가 제출, 풍문 유포, 거짓 표시를 통한 시세 왜곡 등 여러 유형이 있는데, 이번 연구자료에서는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문제가 되는 유형인 '2차 이상 정보수령자의 미공개정보 이용행위'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왜 2차 수령자에게 과징금인가
(1) 1차 수령자까지만 형사처벌, 그 이후는 공백
자본시장법은 전통적으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제174조), 시세조종행위(제176조), 부정거래행위(제178조)를 3대 불공정거래로 규율하고 형사처벌을 부과해 왔습니다.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를 규율하는 제174조는 법인의 임직원·대리인·주요주주, 인허가권자, 법인과 계약을 체결하거나 교섭 중인 자(M&A 자문사,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 및 이들의 사용인·종업원과 같은 내부자, 그리고 이들로부터 직접 정보를 전달받은 1차 정보수령자를 적용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들은 형사처벌(1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이익·회피손실액의 4배 이상 6배 이하 벌금) 대상이고, 2023년 자본시장법 개정(2024년 1월 시행)으로 형사처벌과 별도로 부당이득의 2배 이하 과징금도 함께 부과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1차 수령자로부터 다시 정보를 전달받은 2차 이상 정보수령자는 제174조의 적용 범위 밖에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사실상의 처벌 공백이 발생하였고, 이를 메우기 위해 2015년 7월 자본시장법 제178조의2가 신설되었습니다. 2차 이상 정보수령자에게는 형사처벌 없이 행정제재(과징금)만 부과됩니다.
구분 |
해당 조문 |
형사처벌 |
과징금 |
내부자·1차 수령자 |
제174조 |
O |
O(2배 이하) |
2차 이상 수령자 |
제178조의2 |
X |
O(2배 이하) |
(2) 미국과의 비교 – 같은 행위, 다른 결과
미국에서는 2차 이상 정보수령자도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미국은 증권거래법(Securities Exchange Act of 1934, 이하 ‘증권거래법’) Section 10(b)와 SEC Rule 10b-5에 근거하여 내부자거래를 규율합니다. 연방대법원은 Dirks v. SEC(1983) 판결에서 정보수령자(tippee)의 책임 법리를 확립하였습니다. 정보제공자(tipper)가 신인의무(fiduciary duty)를 위반하여 개인적 이익을 취하고, 수령자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수령자도 형사책임을 집니다. 이 법리는 2차·3차 수령자까지 연쇄적으로 적용되며, 증권거래법 Section 32(a)에 따라 고의적 위반 1건당 최대 20년 징역 및 500만 달러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2차 이상 정보수령자에 대해 형사처벌 대신 과징금이라는 행정제재만 부과됩니다. 형사처벌의 엄격한 구성요건 충족이 어렵다는 현실과, 제재 공백을 신속히 메우려는 입법 선택의 결과입니다. 다만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부과될 수 있는 과징금은 결코 가벼운 제재가 아니며, 추후 제도 강화 논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련 법조문
(1) 자본시장법 제178조의2 제1항(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자본시장법 제178조의2제1항에서는 정보를 이용한 시장질서교란행위의 행위자 요건과 정보 요건 두 가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먼저, 행위자 요건은 다음 네 가지 중 하나에 해당하는 자입니다.
[행위자 요건] 가. 법인의 임직원·대리인 등 내부자 나. 자신의 직무와 관련하여 해당 정보를 생산하거나 알게 된 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직원 등 직무 관련 정보생산자) 다. 해킹, 절취, 기망, 협박 등 부정한 방법으로 정보를 알게 된 자 라. 나목 또는 다목에 해당하는 자로부터 나온 정보인 정을 알면서 이를 받거나 전득한 자 |
즉, 이 글에서 다루는 '2차 이상 정보수령자'는 가목의 내부자 또는 나목·다목에 해당하는 자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은 경우입니다. 정보를 받을 때 그 출처를 '알면서' 수령했을 것이 공통 요건입니다. 정보 요건은 다음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정보 요건] 가. 지정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여부 또는 매매 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을 것 나. 투자자들이 알지 못하는 사실에 관한 정보로서 불특정 다수인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되기 전일 것 |
다만, 정보 요건을 모두 충족하더라도 그 행위가 제173조의2 제2항, 제174조 또는 제178조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합니다. 내부자 및 1차 수령자처럼 이미 제174조 적용 대상이 되는 자는 제178조의2의 과징금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 자본시장법 제429조의2(불공정거래행위 등에 대한 과징금)
자본시장법 제429조의2에서는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한 과징금 산정 기준을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구분 |
과징금 한도 |
부당이득이 있는 경우 |
부당이득(손실 회피액 포함)의 2배 이하 |
부당이득이 없거나 산정 곤란한 경우 |
40억 원 이하 |
여기서 부당이득은 "위반행위로 얻은 총수입 - 총비용(수수료·거래세 등)"으로 산정하며, 악재성 정보를 이용해 매도함으로써 회피한 손실액도 부당이득에 포함됩니다.
실제 과징금 부과 사례
최근 증권선물위원회는 한 증권사 직원이 업무상 취득한 공개매수 관련 미공개정보를 지인에게 전달하고, 그 지인이 다시 자신의 지인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다수가 해당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한 사건을 제재한 바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정보를 직접 취득·이용한 증권사 직원은 제174조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되었고, 그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아 거래한 2·3차 수령자들에게는 제178조의2 제1항 위반을 적용해 수십억 원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되었습니다.
해당 사례로 ① 정보 사슬의 끝에 있는 수령자라도 제재를 피할 수 없다는 것과 ② 같은 사건에서도 정보 취득 지위에 따라 형사처벌과 과징금으로 제재가 갈린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주의하세요
'설마 나까지 문제가 되겠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다음과 같은 상황은 실제로 시장질서교란행위 조사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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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상 가목은 정보의 출처가 내부자임을 '알면서' 정보를 받을 것을 요건으로 합니다. 그러나 이 요건이 생각보다 넓게 해석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반드시 출처를 명확히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정황상 내부 정보일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던 경우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정보가 몇 단계를 거쳐 전달되더라도 그 정보가 결국 내부자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해당 정보가 제2호 요건(중대한 영향 가능성 + 미공개)을 충족하는지 여부는 법적 판단 사항으로, 거래 당시 본인이 정확히 인식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요건을 충족하면 위반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조사 단계별 대응 전략
시장질서교란행위 조사는 금융감독당국의 조사가 이루어진 후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로 진행됩니다. 단계별로 대응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단계에 있는지에 따라 적절한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조사 개시 전
본인이 취득·이용한 정보가 미공개중요정보일 가능성이 있다면, 실제 조사가 개시되기 전에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상황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금융감독당국은 계좌 추적 등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 권한을 보유하고 있어 사안이 표면화되기 전 법적 리스크를 미리 파악하고 대비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2)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 조사 단계
출석 요구나 자료 제출을 요청받았다면 즉시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 조사 과정에서의 진술은 이후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와 검찰 수사 단계에서 그대로 활용되므로 최초 진술이 매우 중요하고, 자료 제출 범위의 적정성도 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단계
금융감독당국의 조사가 마무리되면 사건은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부당이득 산정 방식의 오류, 해당 정보의 제2호 요건 충족 여부, 정보와 거래 사이의 실제 인과관계, 그리고 정보의 출처를 '알면서' 수령했는지 여부 등을 쟁점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마치며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정은 기존 불공정거래 규제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도입되었고, 그 안에서도 2차 이상 정보수령자의 미공개정보 이용행위는 시행 이후 실제 제재 사례가 꾸준히 축적되고 있는 유형입니다. 미국처럼 형사처벌까지 부과하지는 않지만,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환수할 수 있는 과징금은 결코 가벼운 제재가 아닙니다. '나는 그저 지인에게 들었을 뿐'이라는 항변은 면책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자본시장 관련 정보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법적 리스크가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조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세움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단과 금융감독원 근무 경력을 보유한 변호사가 금융·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을 담당하고 있으며,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조사 대응부터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행정소송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조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본 자료에 게재된 내용 및 의견은 일반적인 정보제공만을 목적으로 발행된 것이며, 법무법인 세움의 공식적인 견해나 어떤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적 의견을 드리는 것이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 Copyright ©2026 SEUM La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