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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사업을 위한 규제 및 이슈 가이드] “연간 구독 할인, 중도해지 때 정가로 되돌려 받아도 될까요?” - 구독 서비스 환불 조항을 설계하는 방법

안녕하세요. 이현섭 변호사입니다.

구독형 서비스(SaaS·앱·콘텐츠 멤버십)의 이용약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항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콘텐츠나 핵심 기능을 한 번이라도 이용하면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조항이고, 다른 하나는 "할인된 연간 이용권을 중도에 해지하면 이용한 기간을 정가 기준으로 계산해 공제한 뒤 환불한다"는 조항입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두 조항 모두 이유가 있습니다. 디지털콘텐츠는 한 번 열람하면 사실상 소비가 끝나고, 연간권 할인은 1년을 다 쓰겠다는 약속의 대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대로 두면 무효로 판단되거나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시정 대상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연구자료에서는 어떤 조항이 무효인지보다, 사업자가 어떻게 적어야 그 조항이 효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설계의 관점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  먼저 구별할 것 : 청약철회와 중도해지

환불 문제는 적용되는 법이 다른 두 국면으로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첫째는 '청약철회'입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은 통신판매로 계약을 맺은 소비자에게 계약 내용이 적힌 서면을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청약을 철회할 권리를 줍니다(제17조 제1항). 공급이 그보다 늦게 시작되면 공급 개시일부터 셉니다.

둘째는 '중도해지'입니다. 청약철회 기간이 지난 뒤 이용자가 계약을 끝내는 경우로, 무엇을 얼마나 돌려줄지는 주로 약관이 정합니다. 공정위와 법원은 그 약관 조항이 공정한지를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에 따라 심사합니다.

첫 번째 조항은 두 국면에 모두 걸쳐 있고, 두 번째 조항은 주로 중도해지 국면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국면을 나누지 않고 "환불 불가"라고 한 줄로 적어 두면,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어느 부분이 법이 허용하는 제한이었는지 사업자 스스로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 첫 번째 조항 : “한 번 쓰면 환불 불가”는 어디까지 가능할까요?

1. 청약철회 조항 - 제한할 수 있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전자상거래법은 사업자 의사에 반해 청약철회를 할 수 없는 경우를 정하고 있고, 그중 하나가 "용역 또는 「문화산업진흥 기본법」상 디지털콘텐츠의 제공이 개시된 경우"입니다(제17조 제2항 제5호). 다만 이 호에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용역이나 디지털콘텐츠가 나눌 수 있는 것으로 구성된 계약이라면, 아직 제공이 시작되지 않은 부분은 여전히 철회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의 12편을 묶어 파는 상품에서 이용자가 1편만 보았다면, 나머지 11편은 제공이 개시되지 않은 가분적 부분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어디까지를 가분적이라고 볼지는 상품 구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사업자가 미리 해 두어야 하는 조치입니다. 전자상거래법 제17조 제6항은 철회가 안 되는 상품이라면 그 사실을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는 곳에 명확히 표시하거나 시험사용 상품을 제공하는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하고, 디지털콘텐츠에 대해서는 그 표시와 함께 시험사용 제공 등을 하도록 요구합니다. 시험사용 방법은 시행령이 ① 일부 이용(미리보기·미리듣기) ② 기간을 정한 한시적 이용 ③ 기능을 제한한 체험판 ④ 앞의 방법이 곤란하면 디지털콘텐츠에 관한 정보 제공, 이렇게 네 가지로 정하고 있고, 이 중 하나 이상을 갖추면 됩니다(시행령 제21조의2).

이 조치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사업자가 제6항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소비자는 제2호부터 제5호까지에 해당하더라도 청약철회를 할 수 있습니다(제17조 제2항 단서). 그리고 제17조부터 제19조까지에 어긋나는 약정으로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습니다(제35조). 결국 결제 화면에 "환불 불가" 표시도 없고 미리보기·체험판 같은 시험사용 수단도 없다면, 약관에 어떤 문구를 적었든 그 조항은 청약철회 국면에서 효력이 없습니다. 이 부분은 법이 요건과 효과를 직접 정해 두었기 때문에 해석으로 달라질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한편, 청약철회가 이루어지더라도 사업자는 이미 사용·소비된 부분에 대해 소비자가 얻은 이익이나 공급 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에서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18조 제8항). 다만 청약철회를 이유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제18조 제9항).


2. 중도해지 조항 - "혜택 1회 이용 시 환불 불가"는 시정 대상이 되었습니다

공정위는 2026년 5월 공연장과 티켓 예매 플랫폼 19개사의 유료 멤버십 약관을 시정했습니다. 그중에는 "가입 후 일정 기간이 지나거나 혜택을 한 번이라도 이용하면 연회비를 전액 환불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었는데, 공정위는 이를 불공정하다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사업자들은 일정 기간 안에는 전액 환불하고, 혜택을 이용한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합리적인 금액만 공제하도록 약관을 고치기로 했습니다. 전액 환불 기간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14일에서 30일 사이면 문제가 없고 그 안에서는 사업자가 정하면 된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이 건을 유료 멤버십 분야의 첫 사례라고 설명하면서 비슷한 분야를 계속 살펴보겠다고 했습니다. 공연 멤버십 사안이기는 하지만 구독 서비스의 "1회 이용 시 환불 불가" 조항도 구조가 같으므로, 앞으로 이 기준이 참고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됩니다.

놓치기 쉬운 지점

  •  약관에는 "환불 불가"를 적어 두었지만, 결제 화면과 상품 상세에는 그 표시가 없는 경우
  • 미리보기나 체험판 없이 유료 결제부터 요구하면서 디지털콘텐츠라는 이유로 철회를 막는 경우
  • 편·회차·월 단위로 구성된 상품인데 일부 이용을 전체 이용으로 취급해 전액 환불을 막는 경우 등


▶ 두 번째 조항 : 할인 연간권, 중도해지 때 정가로 계산해도 될까요?

연간 구독을 월 환산 30% 할인해 파는 서비스를 가정해 보겠습니다(*할인율은 설명을 위한 예시입니다). 이용자가 4개월을 쓰고 해지를 요청하면, 사업자는 "할인은 1년을 유지하는 조건이었으니 4개월분은 정가로 공제하겠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할인이 약정기간 유지의 대가였다는 논리 자체는 충분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논리가 약관에서 인정받으려면 적는 방법에서 세 가지를 지켜야 합니다.


1. 산정 방식을 약관에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이 점은 골프회원권 이용계약에 관한 대법원판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5다256183, 256190 판결). 그 약관은 중도해약 시 위약금, 서비스이용료, 경과 기간에 따른 서비스경과료를 공제하고 잔액을 돌려준다고 정하고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위약금과 서비스경과료의 공제는 인정했지만, '서비스이용료'는 계약이나 약관 어디에도 개념과 산정 방법을 정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공제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사업자는 이 항목이 "골프장을 회원가로 이용함에 따른 이익"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이 근거로 든 것은 약관을 평균적인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고, 뜻이 분명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법리였습니다(약관법 제5조 제2항).

물론 이 판결은 골프회원권 사안이어서 구독 서비스에 대한 직접 판단은 아닙니다. 그러나 "할인가로 이용한 이익을 정가 기준으로 되돌려 받는" 공제는 "회원가로 이용한 이익"을 공제하는 것과 구조가 같습니다. 따라서 정가와 계산 방식을 약관에 미리 정해 두지 않으면, 해지 시점에 아무리 합리적으로 계산하더라도 공제 자체가 인정되지 않을 위험이 있습니다.


2. 기간 공제와 혜택 공제를 겹치지 않아야 합니다

앞의 공정위 시정 사례에는 이용기간에 해당하는 금액과 이용한 혜택에 상당하는 금액을 모두 공제하는 조항도 있었습니다. 공정위는 이를 중복 공제로 보고, 둘 중 큰 금액 하나만 공제하도록 했습니다. 정가 기준으로 이용기간 요금을 공제하면서 그 기간에 이용자가 받은 쿠폰이나 혜택의 가액을 따로 한 번 더 빼는 설계라면 여기에 해당할 여지가 큽니다. 같은 사례에서 공정위는 포인트를 환불금에서 공제하던 조항도 문제 삼았습니다. 포인트는 현금보다 범용성과 교환가치가 낮아 사업자의 원상회복의무를 부당하게 줄인다는 취지였고, 이 조항은 탈퇴 시 포인트를 회수하고 부족한 부분만 공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3. 공제가 과중하면 약관법으로 무효가 될 위험이 있습니다

산정 방식을 적어 두었더라도 결과가 지나치게 크면 약관법 심사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제6조).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지우는 조항(제8조), 해지에 따른 원상회복의무를 타당한 이유 없이 고객에게 과중하게 지우거나 사업자의 원상회복·손해배상의무를 부당하게 줄이는 조항(제9조 제4호·제5호)도 무효입니다. 정가 공제에 별도의 위약금까지 더해 이용자가 돌려받을 금액이 거의 남지 않는 설계라면 이 조항들에 걸릴 위험이 큽니다. 공정위도 앞의 시정 사례에서 위약금은 사업자의 실질적인 손실을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놓치기 쉬운 지점

  • "정가 기준으로 공제한다"라고만 적고 정가와 계산식을 약관 어디에도 두지 않는 경우
  • 정가 공제와 위약금, 사용 혜택 공제를 모두 겹쳐 적용하는 경우
  • 적립 포인트를 현금 환불액에서 그대로 차감하는 경우 등


▶ 해지 방법의 안내도 약관만큼 중요합니다

약관을 잘 정비했더라도 이용자가 해지 방법을 찾지 못하면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공정위는 2025년 10월 쿠팡·웨이브·NHN벅스·스포티파이 4개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총 1,050만 원을 부과했는데, 이 중 해지 안내가 문제된 곳은 웨이브와 NHN벅스입니다. 두 회사는 기간 만료 시 종료되고 환급이 없는 '일반 해지'만 상세히 안내했고, 즉시 종료되며 위약금 등을 공제한 뒤 환급받는 '중도해지'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제대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공정위는 이를 기만적인 방법으로 보았습니다.

전자상거래법은 기만적 방법으로 소비자와 거래하거나 청약철회 또는 계약 해지를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제21조 제1항 제1호). 나아가 정당한 사유 없이 해지 절차를 가입 절차보다 복잡하게 설계하거나, 가입과 다른 방법으로만 해지할 수 있게 제한해 해지를 방해하는 행위도 금지합니다(제21조의2 제1항 제4호 가목·나목).

다만 이 영역의 기준은 아직 정해지는 중입니다. 공정위는 같은 발표에서 넷플릭스·왓챠·네이버플러스·컬리 등에 대해서는, 어떤 해지 방식이 소비자에게 유리한지 판단할 증거가 부족하고 기준을 먼저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심의절차를 종료했습니다. 그렇더라도 제재 사유가 중도해지 가능 사실을 알리지 않은 데 있었던 만큼, 일반 해지와 중도해지를 모두 운영하는 서비스라면 두 가지를 나란히 안내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안전한 설계로 보입니다.

놓치기 쉬운 지점

  • 해지 화면과 고객센터 FAQ에 '자동갱신 해제'만 안내하고, 약관에 있는 즉시 해지·환급 경로는 보여 주지 않는 경우
  • 가입은 앱 안에서 몇 번의 터치로 끝나는데 해지는 이메일이나 전화로만 받는 경우 등


▶ 법무법인 세움이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구독 서비스의 환불 약관이 효력을 유지하려면 네 가지가 맞물려야 합니다. 청약철회와 중도해지를 나누어 적고, 법이 허용하는 제한의 조건을 채우고, 공제의 산정 방식을 미리 정하고, 그 내용을 결제 화면과 해지 화면에서도 똑같이 보여 주어야 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그 조항은 기대한 효력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고, 구체적인 결론은 상품 구조와 약관 문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세움은 구독형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의 이용약관과 결제·해지 화면을 함께 검토하고, 사업 모델에 맞는 환불·공제 구조를 설계하는 일을 돕고 있습니다. 약관 개정이나 새 요금제 출시를 앞두고 계신다면 검토 단계에서 함께 살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본 자료에 게재된 내용 및 의견은 일반적인 정보제공만을 목적으로 발행된 것이며, 법무법인 세움의 공식적인 견해나 어떤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적 의견을 드리는 것이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 Copyright ©2026 SEUM La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