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소송이야기] 세금체납 출국금지, 해외 영영 못 가나요?
# 사업가 A씨는 몇 년 전 사업 확장에 실패해 크게 손해를 입고 세금을 체납하게 됐습니다. 한 동안 절망감에 빠져 폐인처럼 살던 A씨는 1년 전쯤 정신을 차리고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작은 사업체를 다시 꾸렸습니다. 다행히 사업은 조금씩 자리를 잡았고, 지난 달부터는 밀린 세금도 조금씩 갚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중요한 투자 건으로 중국 출장을 준비하던 A씨는 자신이 출국금지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중국에서 투자자를 만나야 사업도 키우고 밀린 세금도 낼 수 있는데, 이대로 재기의 기회를 놓쳐야만 하는지 눈 앞이 캄캄하기만 합니다.
근래에 출국금지 처분에 대한 상담 문의를 자주 받고 있습니다. 사업 상 또는 업무 상 해외 출장을 가려던 차에 갑작스럽게 출국금지 사실을 알게 돼 곤란함을 겪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 분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시는 내용은 “왜 출국금지 된 것인지”, “어떻게 하면 출국할 수 있는지”인데요. 이번 글에서는 이에 대해 자세히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1] 출국금지를 당하는 경우 먼저 어떤 경우에 출국금지 처분이 내려지는지 그 이유부터 살펴 보겠습니다. 출국금지 사유는 출입국 관리법 제4조에 자세히 명시돼 있습니다. 출입국 관리법 제4조(출국의 금지) ① 법무부 장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국민에 대하여는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출국을 금지할 수 있다. <개정 2011.7.18> 1.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사람 2. 징역형이나 금고형의 집행이 끝나지 아니한 사람 3.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 이상의 벌금이나 추징금을 내지 아니한 사람(벌금: 1천만원, 추징금: 2천만원) 4.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의 국세·관세 또는 지방세를 정당한 사유 없이 그 납부기한까지 내지 아니한 사람(세금: 5천만원) 5. 그 밖에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 또는 경제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어 그 출국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사람 위의 사례에 등장한 A씨의 경우는 제4조 제1항 제4호의 ‘세금체납으로 인한 출국금지’에 해당되며, 실제로 출국금지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이 ‘세금체납’이기도 합니다. [2] 세금체납으로 인해 출국금지를 당하는 경우 하지만 세금이 체납되었다고 무조건 출국이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의 기본권인 ‘거주·이전의 자유’나 ‘여행의 자유’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국세징수법에 따라 엄격히 대상자를 한정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국세징수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세금체납 출국금지의 사유입니다.
국제징수법 제7조의4(출국금지 요청 등)
① 국세청장은 정당한 사유 없이 5천만원 이상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의 국세를 체납한 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에 대하여 법무부장관에게 「출입국관리법」 제4조제3항에 따라 출국금지를 요청하여야 한다. <개정 2013.1.1>
국세징수법 시행령 제10조의5(출국금지 요청) ① 법 제7조의4제1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이란 5천만원을 말한다. ② 법 제7조의4제1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서 관할 세무서장이 압류·공매, 담보 제공, 보증인의 납세보증서 등으로 조세채권을 확보할 수 없고, 체납처분을 회피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을 말한다.
1.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 국외로 이주(국외에 3년 이상 장기체류 중인 경우를 포함한다)한 사람 2. 출국금지 요청일 현재 최근 2년간 미화 5만달러 상당액 이상을 국외로 송금한 사람 3. 미화 5만달러 상당액 이상의 국외자산이 발견된 사람 4. 「국세기본법」 제85조의5제1항제1호에 따라 명단이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 5. 출국금지 요청일을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체납액이 5천만원 이상인 상태에서 사업 목적, 질병 치료, 직계존비속의 사망 등 정당한 사유 없이 국외 출입 횟수가 3회 이상이거나 국외 체류 일수가 6개월 이상인 사람 6. 법 제30조에 따라 사해행위 취소소송 중이거나 「국세기본법」 제35조제4항에 따라 제3자와 짜고 한 거짓계약에 대한 취소소송 중인 사람
③ 국세청장은 법 제7조의4제1항에 따라 법무부장관에게 체납자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경우에는 해당 체납자가 제2항 각 호 중 어느 항목에 해당하는지와 조세채권을 확보할 수 없고 체납처분을 회피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이에 더해 최근에는 ‘체납했다는 이유만으로 출국을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었습니다. 법의 취지가 ‘5천만원 이상 고액 체납자가 해외로 재산을 빼돌리거나 도피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지 ‘체납 자체에 대한 처벌이나 세금 납부를 강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므로, 과잉금지 원칙에 따라 ‘처분을 내리기 전에 재산의 해외도피 가능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판결이었습니다.
관련 뉴스: 법원 "세금 체납 이유만으로 출국금지는 부당" 연합뉴스 | 2014.04.27
국세징수법과 대법원 판례를 종합해 체금체납 출국금지 요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체납액이 5천만원 이상이면서
2.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서 (가)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 국외로 이주(국외에 3년 이상 장기체류 중인 경우를 포함한다)한 사람 (나) 출국금지 요청일 현재 최근 2년간 미화 5만달러 상당액 이상을 국외로 송금한 사람 (다) 미화 5만달러 상당액 이상의 국외자산이 발견된 사람 (라) 「국세기본법」 제85조의5제1항제1호에 따라 명단이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 (마) 출국금지 요청일을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체납액이 5천만원 이상인 상태에서 사업 목적, 질병 치료, 직계존비속의 사망 등 정당한 사유 없이 국외 출입 횟수가 3회 이상이거나 국외 체류 일수가 6개월 이상인 사람 (바) 법 제30조에 따라 사해행위 취소소송 중이거나 「국세기본법」 제35조제4항에 따라 제3자와 짜고 한 거짓계약에 대한 취소소송 중인 사람
3. 재산을 해외로 도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자
[3] 출국금지 처분을 풀고 해외에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세금체납 출국금지 처분을 받게 되면 6개월 동안 해외 출국이 금지됩니다. 그 기간 내에 체납된 세금을 내지 않으면 국세청장의 결정에 따라 이후 6개월마다 연속적으로 연장처분이 되어 장기간 출국금지상태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이는 국세청이 체납된 세금을 징수하기 위한 강력한 수단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한번 출국이 금지되면 영영 해외에 나갈 수 없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체납된 세금의 일부를 납부해 체납액이 5천만원 미만이 되거나, 체납액이 5천만원 이상이더라도 위 각 호의 사유 중 해당사항이 없으면 출국금지 처분을 해제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국외 거주하는 직계존비속이 사망한 경우, ▲본인의 신병치료를 위해 출국이 필요한 경우 등의 사유가 있을 때도 출국금지 처분 해제가 가능하며, ▲재산을 해외로 도피할 우려가 없다는 점을 소명함으로써 출국금지 처분의 취소를 받을 여지도 있습니다.
위와 같은 사유를 갖추었을 때,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하여 출국금지 해제 또는 취소를 받을 수 있습니다.
1. 이의신청
법무부 또는 해당 세무서에 출국금지 처분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으로 출국금지 처분이 취소 또는 해제되지 않는 경우, 다시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에 의해 다툴 수 있습니다.
2. 행정심판 처분이 있은 날부터 90일 내에 법무부장관 또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에서 기각결정이 있는 경우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3. 행정소송 처분이 있은 날부터 90일 내에 (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세금 체납 자체는 당연히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출국금지 처분이 세금을 체납한 것에 대한 처벌의 역할을 하는 것은 법의 취지에 어긋나므로 부당한 출국금지 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해 처분의 취소 또는 해제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TIP] 출국금지 여부 조회방법
출국금지 대상인지 조회하는 절차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본인이 직접 출입국 관리사무소를 방문한다. 2. ‘출국금지·정지 조회신청서’를 작성해 신분증과 함께 제출한다. 3. 현장에서 바로 조회 결과를 확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