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판례] 부당한 고액퇴직금 관련 대법원 판례
최근 주식회사 임원에 대한 배임적인 퇴직금 지급에 관하여 그 효력을 부정하는 대법원 판결이 있어 소개해드립니다.
1. 부당하게 고액으로 책정된 임원 퇴직금의 효력: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4다11888 판결
【사안의 내용】
A와 B는 C회사의 임원이자, C회사의 지분 90%를 보유한 D회사의 임원으로 재직 중이었으며, 당시 C회사는 수십억의 누적손실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D회사는 C회사 지분에 대하여 채권자인 E회사에 질권을 설정하여 주었는데, 그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여 E회사가 C회사 지분에 관한 질권을 실행하고, 그에 따라 C회사의 지배주주가 변동되며 A, B 역시 C회사의 임원에서 교체될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A, B는 C회사 이사회에서 임원퇴직금규정을 종전의 5배에 해당하는 지급률을 적용하는 내용으로 개정하고,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지배주주인 D회사가 찬성하게 하여 임원퇴직금규정 개정안이 가결되게 하였습니다.
이후 A, B는 C회사 임원에서 퇴직하였고, 개정된 임원퇴직금규정에 따라 C회사에 퇴직금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판결 요지】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회사에 대한 경영권 상실 등에 의하여 퇴직을 앞둔 이사가 회사로부터 최대한 많은 보수를 받기 위하여 그에 동조하는 다른 이사와 함께 이사의 직무내용, 회사의 재무상황이나 영업실적 등에 비추어 지나치게 과다하여 합리적 수준을 현저히 벗어나는 보수 지급 기준을 마련하고 그 지위를 이용하여 주주총회에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소수주주의 반대에 불구하고 이에 관한 주주총회결의가 성립되도록 하였다면, 이는 회사를 위하여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하는 상법 제382조의3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하여 회사재산의 부당한 유출을 야기함으로써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하므로, 주주총회결의를 거쳤다 하더라도 그러한 위법행위가 유효하다 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며, 위 A, B의 C회사에 대한 퇴직금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시사점】
상법 제388조는 주식회사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서 정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해야 하는 이사의 보수에는 퇴직금 또는 퇴직위로금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회사가 이사의 퇴직금에 관하여 어떠한 규정을 마련하였더라도, 회사의 정관에 근거가 없고, 주주총회의 결의도 거치지 않았다면, 그러한 퇴직금규정은 효력이 없고,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1999. 2. 24. 선고 97다38930 판결 참조).
한편, 위와 같이 상법은 주식회사 임원 보수의 요건으로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만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임원의 보수를 어떠한 금액으로 정하더라도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기만 하면 유효한 것인지 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독일 주식법(Aktiengesetz)에서는 명시적으로 이사의 보수를 정함에 있어서는 개개인의 이사의 보수가 그 직무와 회사의 상황에 비추어 상당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독일 주식법 제87조 제1항).
특히, 주식회사의 주주는 배당에 의하여만 이익을 회수할 수 있는데, 이러한 배당은 상법상 회사에 배당가능이익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만 가능하고(상법 제462조), 세제상 부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하여 일부 회사의 대주주들은 본인 또는 관계인을 회사의 임원으로 선임하고,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거액의 보수를 지급받는 예가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회사의 이익이 잠식된다는 점에서 다른 주주 또는 채권자들에게 큰 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따라, 대법원은 비록 보수와 직무의 상관관계가 상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이사가 회사에 대하여 제공하는 직무와 그 지급받는 보수 사이에는 합리적 비례관계가 유지되어야 하며, 회사의 채무 상황이나 영업실적에 비추어 합리적인 수준을 벗어나서 현저히 균형성을 잃을 정도로 과다하여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고, 퇴직을 앞둔 이사가 직무내용, 회사의 재무상황에 비추어 지나치게 과다한 보수를 정하고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치게 한 것은 상법 제382조의 3에서 정한 이사의 충실의무를 위반한 배임행위로서 무효라고 판시한 것입니다.
위 대법원 판결은 일부 회사들에서 대주주가 임원의 보수를 지나치게 과다하게 책정하여 회사의 이익을 부당하게 유출하려 하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입니다. 다만, 위 판결 사안과 같이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임원의 보수지급을 무효로 할 수 있는 것이므로, 적법하게 주주총회를 거쳤다면 임원 보수가 다소 과다하다는 점만으로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